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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서 희 YOON SEO HEE

주요 개인전

2022 컬러비트갤러리, 서울

2022 CDA갤러리, 서울

2019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 인철

2015 롯데갤러리 중동점, 서울

2013 갤러리 페이지, 서울 외 다수

 

주요 그룹전

2013 샹드리옹의 눈물구두 - 갤러리 중

2012 Korea sports art 展 - London mokspace gallery, 런던

2012 배트맨 다크나이트라이즈展 -슈페리어 팝업갤러리 외 다수

 

작가노트

세상은 이전보다 풍요로워졌다. 어린 시절 귓가를 쨍쨍하게 만들던 새마을운동도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소재이던 보릿고개시절도 할머니의 옛추억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이 소중하고 구하기 어려웠던 그 시절, 그때의 청춘들은 꿈을 꾸었고 사랑을 했다. 이루기 힘들기 때문에 절실했고 어렵게 얻은 것들을 소중히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시간을 흘렀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음 세대들은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누리기 시작했다.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어떤 꿈이든 꿀 수 있고 또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귀하지만 귀하지 않는 "돈"을 나의 세대에 유산으로 남겨주었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 우리에겐 "돈"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애를 쓰지 않아도 절실함이 없어도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그것이 사랑이든 꿈이든... 그래서 우리 세대는 그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꿈"을 핑계 삼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고..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를 버리고 형제를 폭행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나와 혈육을 나눈 이들,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집단이자 이 사회의 뿌리이기도 한 가족은 점점 해체되어가고 있다. 더 이상 사랑하는 존재들이 아니며 더 이상 가까운 존재도 아니다. 가족의 근간인 사랑이 이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꿈을 꾸지 않는다. 해체된 가족, 그로 인해 만들어진 사랑이 결여된 사회, 마술 지팡이 "돈"을 위한 집념 속에서 더 이상 "꿈"은 큰 의미로 와닿지 않는다. 돈이 아닌..돈을 벌어다 주는 직업이 아닌 정말 우리가 원하던 "꿈"은 무엇이었을까.. 우리에게 한 순간도 순수하던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대를 넘어 최고의 독재자로 악명 높았던 히틀러도 예술학도로의 꿈을 꾸었고 그도 어린 아이들 앞에서는 잠시나마 아버지이길 원했었다. 우리의 평범한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평생 사람들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노래를 부르거나 첩첩산중 물 맑은 곳에 예쁜 집을 짓고 공주처럼 살고 싶거나 세계바다를 누비며 바다와 삶을 함께 하거나 억척스러운 손이 아닌 고운 손으로 평생 글을 쓰는 글쟁이가 된다거나 하는 꿈들이 있었다. 뉴스 일면에 등장하는 흉악스러운 범법자들에게도 꿈은 있었을 것이다. 그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자 아버지다. 그들이 탄생한 순간 혹은 그들의 아이가 탄생한 순간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내 가족을 소중히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적어도 찰나는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꿈을 꾸고 혹은 어쩌면 누군가에게 꿈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존재일수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몰랐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잠시 잊었거나, 잊은 척하고 외면했던 것이 아닐까.. 내가 꿈을 꾸면 내 아이가 꿈을 꾸고 내 아버지, 어머니가 꿈을 꾼다. 그것이 점차 확대되면 전 사회가 꿈을 꾼다. 단기 기억상실에 걸린 나에게, 우리에게, 이 사회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주고 싶다. 꿈과 사랑을 잃고 좀비처럼 공간을 부유하는 나의 사람들, 이 세계의 존재들에게 삶의 진짜 이유, 그것을 찾아주고 싶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환자들이 사소한 단서 하나로 기억을 되찾는 것처럼..기억해내자.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그리고 함께 돌아가자. "순수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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