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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지 None Z

학력
2020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2 luminant hour : 빛나는 시간, 맨션나인, 서울
2021 모든 밤, 모든 빛, 맨션나인, 서울
          SKY COLLAGE, 아미디 갤러리, 서울
2020 시간과 불꽃, 쌈지길 갤러리, 서울
          수면 위로 떠올린, 예술공간 봄, 수원
           Inner Side: The Light,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2 Blooming! MZ, 정수아트센터, 서울
          LIV -ing ART : In your life, 용산 아이파크, 서울
2021 Nature & POP, 대전 신세계백화점,대전
          Step by step, 광교엘리웨이, 수원
          그리고,새로운#2, 오솔갤러리,인천
          괴짜 빌리지 ,공간 와디즈, 서울
외 다수

아트페어
2022 서울 호텔 아트페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서울
2020 조형아트서울 PLAS, 코엑스, 서울
외 다수


수상
2022 세계뇌전증의날 기념식, 퍼플라이트어워즈(Purple Light Award) 우수상, 서울
2021 제2회 서울국제명상페스티벌 ‘2021 명상, 서울
          Connect’ 예술공모전, 입선, 동국대학교, 서울
          중앙회화대전, 서양화부문 특선, 중앙일보, 서울
2020 제42회 PCAF2020, 동상, 한국서화협회, 서울

 

빛이 만드는 경계

'내가 겪은 고통을 특정한 장소로 시각화하는 것'. 이것이 내 작업 세계관의 머릿돌이다. 여기서 ‘내가 겪은 고통’이란, 내가 가지고 있는 병과 관련된 것이다. 나는 인생 의 반이 넘는 시간을 ‘간질’ 즉, ‘뇌전증’에 시달렸다. 이는 현재진행형이며, 뇌전증이라는 단어 뜻 그대로 내 머릿속에는 예상하지 못한 때에 번개가 내리친다. 이 질병은 내가 배척할 때엔 그저 부끄러운 결함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면으로 마주 보아 온전한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이 병이 나의 오랜 벗이자 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색감의 세계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뒤로 나는 그동안 대면해온 빛으로부터 파생된 생각들을 작업에 풀어 넣어 화면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 고통을 기반으로 영감을 받은 '빛'과 '생명'을 작업의 주요 소재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내 그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여행하는 영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구성한 화면들은 존재의 세계를 감싸는 다채로운 불빛에 관한 것이며, 나의 시각으로 바라본 영혼과 생명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의 소재 중 특히 자주 등장하는 ‘전구’와 ‘네온사인’ 같은 인공적인 빛들은 트라우마가 있는 나에게 소박한 위안과 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의미 있는 매체이다. 인간의 삶에 편리함과 빛을 주기 위해 등장한 이 인공물들은, 살아있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생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내 머릿속의 뇌파를 시각화해 놓은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작업 안에 다양한 온도의 빛과 전기선, 필라멘트들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나의 뇌세포가 만들어낸 빛으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점차 영적인 장소의 구현으로 이어진다. 그리하여 내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전류와 빛들은 내 내적 세계 속 생사의 경계를 더욱 견고히 해주게 된다. 이 곳에서 나의 곪은 영혼과 감정을 반추하여 작업을 통해 치유해 나간다.

 

이 과정은 그림을 통해 나의 영혼이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며, 모든 생명과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기는 일이다. 우리의 시간은 언젠간 끝이 난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회전목마가 정해진 시간만큼 회전하고 나면 그 기능을 멈추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우리의 시간은 평생 함께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언젠가는 나에게서 떠나가기에 더 화려하고 찬란하다. 또한 인생은 우리에게 수많은 경험을 선물한다. 그 안에는 고통과 힘쓸 수 없는 불안감들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살아있기에 감내하고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고통이 그저 아픔으로 남는다면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고통이 내면을 치유하는 빛으로 전환되는 순간 세상을 밝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임을 예찬한다. 그리고 화폭에 그려낸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잠시 켜졌다 꺼지는 전구 같은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밝게 밝힐 수 있는 가치를 내면에 지녔다는 사실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나는 매 순간 이 마음을 작업에 우려내어, 저마다의 빛 을 마음속에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과 감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 있는 한 명의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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